[스크랩] 서로가 길이되어 가는 것

병노 2012. 7. 17. 08:48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 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면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지안 sssjoh@hanmail.net
출처 : 무소유 법정스님
글쓴이 : 보리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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