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글모음

[스크랩]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병노 2010. 3. 27. 16:46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사랑에 침묵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마침내 빈 껍데기로 쳐지고 말 것이고 
        사랑은 침묵 속에서 여물어간다 
        그 대상이 가까이 있건 멀리 있건 간에 
        침묵 속에 떠오르는 그 모습을 기억하라
        침묵은 세월의 체다 
        침묵 속에서 걸러지고 남은 알맹이만이 진짜다
        한때 들뜬 마음으로 좋아했던
        사람이나 물건도 세월이
        저 침묵의 세월이 흐르고 나면
        알맹이와 껍질이 저절로 가려진다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말이 필요치 않다 
        눈빛만 보아도 그 마음을 알아차린다
        침묵 속에서 마주 바라보고
        서로 귀 기울이고, 함께 느끼면서
        존재의 잔잔한 기쁨을 나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마음에 따로 담아 두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마음은 비어 있어야 한다 
        텅 비워야 그 안에서 울리는 
        메아리를 함께 들을 수 있다
        마음은 차곡차곡 채우는 것이 아니라
        텅텅 비워야 한다
        .... / 바람이 오면 / 범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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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생활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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