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스크랩] 세계의 신들 11. 종교와 신앙, 그리고 신들

병노 2009. 4. 29. 09:33

 

세계의 신들
	종교와 신앙, 그리고 신들
	아담 최정열
우리의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었고, 수많은 종교가 있고, 또한 수많은 
종교가 있었다가 사라지며, 새로운 종교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 사람들은 
각기 자신이 믿는 종교가 배타적으로 가장 우월한 종교이자 유일한 종교라
고 믿는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종교가 가장 우월하다고 
믿는다면 과연 어떤 종교가 참 종교이고 어떤 종교가 거짓 종교인가? 이렇
게 따진다면 분명히 자신의 종교 이외에는 참 종교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
들이 무척이나 많을 것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각 종교는 서로 혼합되고
 융합되고 조화되면서, 서로가 서로의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으며 발전해 
왔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종교는 조직적이고 단체적이며 사회적이고 또한 이해타산에 의해 성장, 발
전해 왔다. 이에 비해 신앙은 개인적이고, 원시적이며, 또한 본능적이다. 
가끔 사람들은 종교와 신앙을 혼동해서 생각하지만 종교는 어떤 (종교적)조
직에 가담된 사람들이 배타적으로 내세우는 자신의 신앙관인 것이다. 만약
에 어떤 종교가 절대적으로 우월하다면, 그리고 그 종교에서 내세우는 절대
신이 절대적인 신이라면, 이 세상의 종교는 지금 하나만이 존재해야만 한다
. 그렇지 않고 수많은 종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 종교의 절대신이 다른
 종교의 절대신보다 우월하지 않다는 말이 되고야 만다. (만일 절대신이 절
대적 힘을 갖고 있다면 다른 신들은 그 절대신에 의해 멸망이 되어야 맞는
 말이다.) 종교는 우리가 갖고 있었던 근원적 신앙의 본능이 사회나 권력,
 또는 집단에 의해 재편성되어서 어떤 조직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
다. 역사적으로 세상에서 나타났던 신들은 수없이 많고, 어떤 때에는 아주
 절대적이고 강력한 신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신들도 세월이 지
나면 그 빛을 잃고 다른 신으로 대체되는 것이 종교적 신의 유한성이다. 하
지만 중요한 것은 신은 반드시 존재하고, 그 신은 우리의 신앙과 가장 밀접
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어떤 종교를 믿던, 어떤 신을 믿
건 간에, 그것은 우리의 언어나 지적상태에서 밖으로 표출된 하나의 명칭일
 뿐이다. 우리의 마음에는 신앙에 대한 본능이 존재하고 있다. 그것이 집단
에 통합되어 하나의 조직으로 나타날 때에 우리는 그것을 종교라고 부른다
. 자신의 신앙이 어디에 속해있건 그것은 그 종교로 이름 지어질 때 나타나
는 표현일 뿐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었고, 또한 사라졌다. 가끔 종교나 신에 대한 글
을 쓸 때면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다른 나라의 신들이나
 또는 이미 없어진 나라나 민족의 신들과 종교도 기록에 보존되어 있는데 
비하여, 우리나라의 종교는 그 역사가 다른 종교에 비해 무척이나 오래되었
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다.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종교에 아주 민감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나의 종교가 절대적인 
우위에 있을 때 다른 종교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사장시키고 마는 것이
 우리나라의 종교 실태이다. 특히 광신도와도 같은 무리들은 자신들의 종교
 이외에는 다른 어떤 종교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고, 무시무시한 폭력이나 
잔인한 행위도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그래서 비교적 외부의 종교가 많이 
유입되었던 우리나라는 전통종교나 전통신앙, 그리고 그에 따른 전통신들이
 하나도 남겨지지 않고 유실되거나 파손되었다. 이제는 외국의 학자들조차
도 한국에는 고유의 신앙이나 만신전 따위의 신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
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거대 종교가 태어나면 
그것에 의해 전통 종교는 모조리 미신이라는 이름하에 절멸되어 버리는 것
이 우리의 종교 현실이었다. 하지만 잘 따져보면 가끔은 우리의 전통신들이
나 고유의 종교를 찾아낼 수 있는 희망이 있기도 하다. 이것은 다른 거대종
교를 믿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우상숭배가 아니다. 앞으로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는 지금 거대한 세력을 갖고 있는 거대종교가 또 다른 미신으로 배척
받을 수도 있다. 
종교를 생각하고, 세계의 신들을 공부하면서, 아직도 우리의 고유 종교, 고
유 신들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찾아 이제라도 기록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
는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이런 것들을 남겨 놓지 않는다면 이제 우리 고유
의 신들은 영원히 다른 신들의 홍수에 밀려서 역사와 기록 밖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신앙과 종교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정녕 신과 나와의 관계를 정립하는
 길이다. 그렇지 않고 조직이나 단체로 구성된 종교집단의 의도에 따라 행
동한다는 것은 그 종교라는 우상을 섬기는 다른 우상숭배와도 다를 바가 없
다. 
앞으로 가끔 우리의 고유 신들을 조사해서 이 지면에 올릴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 신들의 기록을 영어로 번역해서 함께 내놓으려 한다. 그래야
만 그 나마의 기록이라도 남아있으리라는 가냘픈 희망을 갖는다. 

출처 : 소설가 최정열의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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