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우리집엔 자정이 다 되어서야 들어오는
머슴하나 있습니다.
그는 자기를 무척 닮은 아이들의 잠자리를 살펴주고는
지친몸을 방바닥에 부립니다.
아침,그는 덜깬 눈을 부비며
우리 형제를 학교라는 곳까지 데려다주고
허름한 지갑속에서
몇장 안 되는
구겨진 종이돈을
살점처럼
떼어 줍니다.
그리곤 그는
일자리로 가서
개미처럼 밥알을
모으며 땀을 흘립니다.
그러기를 20여년..
지칠때도 되었는데
이제는 힘부칠때도 되었는데
오늘도 그는
작은체구에 축쳐진 어깰 툭툭 털고는
우리에게 주름진
웃음을 보이지만
머슴생활 너무
힘겹고 서러울때
우리에게 이따금씩 들키는 눈물방울
그 속에 파들파들
별처럼 떨고 있는
남은 가족의
눈방울들
그 머슴을 우리는
아버지라 부릅니다.
아버지!
[전라북도교육감상 신흥고 2년 김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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