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

[스크랩] 어느 보살님의 감동스런 법문

병노 2013. 10. 8. 16:18

 

 

 

토요일 어제는

몇해전 부터 내 가게 손님으로 오셨던 독실한 불교 신자인

어느 보살님으로 인해 하루가 충만한 감동으로 벅차기만 했었는데.

 

전에는 가끔 오시면 불법에 대한 또는 사찰에 대한 이야기만 주로 나누었는데

이번에는 우연치않게 대화가 자신의 삶으로 흘러갔었다.

 

" 내가 말이야 우리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었는데 우리 시어머니야 말로 내겐

마음공부의 스승이고 부처님이셨지."

 

"그래요? 훌륭하신 분 이셨나보죠?"


 

"호호호~참으로 훌륭하셨지(???)

첫째 며느리하고 의가 맞지 않아서 둘째인 내가 모셨었는데,

어찌나 성품이 까다롭고 괴퍅하신지...

보이는 사람마다 험담하기가 다반사고 치매도 아닌데 내가 당신 밥을 차려드리면

차려준적 없다고 생떼쓰시고, 늘 반찬은 맛없다 투정이요, 남편하고 사이 좋은것도

못마땅하셔서 같이 앉아 있으면 가운데 끼어들어 앉으시고...

그야말로 날 달달 볶으시는거다. "


 

"그래요? 그런데 스승이라...??"


 

"그래, 날 부처님께로 이끄신 분이니까.

시어머니 때문에 힘이들 때 마다 난 부처님께 달려갔었지.

내가 전생에 얼마나 업이 많으면 이렇게 힘든 시집살이를 하나

울면서 부처님께 매달렸지.

그때 '백팔대참회문'을  얼마나 많이 했나 몰라.

수없이 절을 하면서 울고 또 울고...

절에서 문 닫을 시간이 되었으니 나가달라는 말을 할 때까지 절을 했었지.

그러다 어느날 시어머니께 맛있는 음식을 해드리면서 살랑 살랑 애교도 부려가면서

어머님께 여쭈어 보았었지.

어머님, 전 아무리 생각해도 어머님께 잘못하는 것이 없는데

왜 이렇게 절 힘들게 하시는 겁니까? 하고.

그런데 이렇게 대답을 하시는거야."


 

"사실은 나도 내가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보이는 사람마다 밉고. 내 아들과 행복하게 사는 너를 보면 더 밉고.

내가 살아온 날이 억울해서 못살겠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려야만

속이 후련하고 내 위상도 서는것 같고 그렇다."

그래서 내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 시어머님이 다섯남매를 낳은 청상과부셨거든.

역지사지라고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보니 당신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기라.

시어머님이 너무 불쌍한 마음이 들었지.

그래서 그때부턴 내 마음을 바꾸기로 했어.

무조건 시어머님 말을 따르기로 했지.

아무리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고 틀린 말씀을 하셔도

내 입에선 늘 "예, 어머님 말씀이 옳아요. 그렇게 하겠습니다."였어.

보다 못한 남편이 어머님을 나무라면

"여자들일에 남자가 나서는게 아녜요. 이건 내 문제니까 당신은 나서지 마세요" 했지.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맞춥니까?
서로 반반 양보해야 되는 것 아녜요?"

"천만에, 어떻게 노인양반이 젊은 사람에게 맞추길 바래?

그건 어려운 일이야. 육십 칠십 평생을 고착된 사고와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꾸어질 수 있겠어?
젊은 사람이 무조건 맞추다보면 다 해결이 되게 되어 있어.

노인네 모시는게 무어가 어려워?
그저 노인양반들은 삼시 세때 맛있는 음식 해드리고 좋은 옷 해드리고 용돈 후하게 드리면서

무조건 비위 맞추어 드리면 되는거야.

온갖 음식 해드리면서 시어머님이 부르고 싶은 일가 친척 친구분들을 집에 오시게해서

극진히 대접해 드렸지. 매일 시장가서 한보따리씩, 부엌에서 살다시피 했었어.

여름에 더워서 땀띠가 많이 나서 고생도 많이 했지.

우리집엔 늘 손님이 들끓었지.

남편하고 같이 앉아 텔레비젼 보다가도 어머님이 나오시면 얼른 일어나서

아들 옆에 앉히시고 나는 부엌으로 달려가 어머님 좋아하시는 간식을 만들어 대령했지.

어떻게든 어머님의 맺힌 마음을 풀어드리려고 노력했지."

"아휴~ 대단 대단~"

"그랬더니 나중에는 어머님도 나를 인정하시는거라.

시누이들 보고 '너희들은 네 올케 언니 발뒤꿈치도 못따라간다.'

그 소리를 듣고 난 드디어 감사했단다.

돌아가실 때는 내 손 잡고 '고맙다' 하시며 눈을 감으셨지."
난 어머님 돌아가셔도 하나도 슬프지 않았어.

왜냐구? 난 최선을 다해서 당신께 해드렸으니 후회가 없었지.

상치르는 문제도 난 수목장을 원했지만 남편이 납골당에 모시길 원해서 그리했지.

사십구제도 절에서 하고 싶었지만 남편이 집에서 모시길 원해 그리했고...

단 나는 죽으면 납골당에는 절대로 두지 말고 뿌려 달라고 미리 얘기했지.

솔직이 죽은 뼈가루 납골당에 모셔두는거 난 딱 질색이거든?
육신은 멸하면 그만인데 왜 애지중지 모셔두노?"

"저도 납골당에 뼈가루 두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 또한 육신에 대한 영가에 대한 집착 아니겠어요?"

"맞아. 맞아...부질없는 집착이지."

 

"남편하고 부부싸움은 안하셨나요?"

"싸울일이 무어가있어?
당신 하고 싶은데로 다 하게끔 해드렸는데."

"어떻게 그렇게 돼요?"

"수행을 왜 하는데?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 하는게 아냐?

기복불교 작복불교에서 벗어나야해.

불교는 수행야. 내 마음을 닦기 위해 하는 거잖아?
내 욕심을 비우는데 남편하고 싸울일이 뭐가 있노?

부처가 어디 법당에만 있노?
진짜부처는 집에 있는거야.

집에 있는 산부처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면서 절에가서

형상의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절을 한다면 그건 잘못된거야."

"참, 도인이 따로 없군요"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없더라구.

내가 그렇게 살았더니 남편도 절대로 날 배반하지 않더라고.

외동딸이 케나다로 유학을 가서 내가 2년간은 뒷바라지 하러 갔었거든?
육개월에 한번 잠시 한국에 들어왔었지.

그때 남편이 그러는거야."
/여보, 내가 마누라 없이 혼자 살다보니 외롭기도 하고

주변에서 유혹도 많았었지.

하지만 당신이 별난 내 어머님께 내 일가친척들에게 헌신했던 일을 생각하면

차마 한 눈을 팔수가 없었어. 당신을 배신할 수가 없더라고.

꼭 부처님을 배반하는 것 같아서.../

남편뿐만이 아니라 시댁식구들도 날 하늘처럼 대하더라고,

이게 다 나를 비우고 상대에게 맞추려고 노력했기 때문야.

상대가 나에게 맞추길 바라면 늘 싸움이 날 수밖에 없어.

내가 먼저 진심으로 상대를 위해주면 상대도 날 위해주게 되어있지.

역지사지...

늘 상대편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싸움이 있을수 없어."

 

감탄... 감탄...

 

"우리 시어머님이 없었으면 내가 어떻게 이런 마음공부를 할 수 있었겠어?
우리 시어머님이야 말로 내 마음공부의 스승이었던거지."

"다른 고비는 없었어요?"

"왜 없었겠어?  딱 한 번,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났을때인데

남편은 피신해 있고 내가 빚쟁이들에게 시달렸는데

오직 부처님께 매달렸었지. 죽어라고 기도만 했었어.

빚쟁이들에게 머리채 뜯겨도 좋다 하면서,

그런데 묘하게 채권자들이 내게 함부로 못하는거야.

무언가 내 몸을 둘러싸고 보호를 하고 있구나 싶게

채권자들이 처음엔 내 방에까지 들어와 볶다가 기도를 하면 할수록

방문 밖에서 돌아가고 다음에 대문 밖에서 돌아가고 나중엔 아예 오지 않고

벌어서 갚으라면서 조용해지더라고.

그때 정말 신장님들이 날 보호함을 느꼈어.

그리고 금방 남편이 재기를 하게 되어 빚도 다 갚고 또 많은 돈을 벌었지.

이 모두가 다 부처님 덕  아니겠어?

지금도 난 늘 절에가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를 비우는 수행만 해.

비우면 비울수록 채워지는 이 이치를 사람들이 알아야 할텐데.

어려운 일이 와도 다 내 업이려니 하면서 더욱더 참회기도 하고

늘 비우고 살다보면 모든게 다 제자리로 돌아오더라고.

그러니 삶에 큰 불만이 없어."

그래서 늘 밝은 웃음을 지으시는 보살님,

외모는 화려해서 멋만 부리는 사람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덕이 많으실까?
어떻게 마음을 그렇게 내려놓으실 수 있었을까?

이야기가 끝나고 보살님이 가신후

결혼한 내 가게 종업원이 숙연한 모습으로 한마디 한다.

 

"원장님, 전 저 보살님 백분의 일도 못따라가는 것 같아요.

전 시부모님께 전화도 잘 안하는데... 오늘은 꼭 전화를 드려야겠어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이네요...그리고 참 어렵녜요 마음공부가..."

나도 마찬가지다.

下心... 下心 하여야 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으니,

비워야할 내가 너무 많으니 문제로다.

 

불법이 무엇인가.

기도가 무엇인가.

행으로 귀결되지 않는 기도가 무슨 소용인가.

기도를 많이해서 어떤 경계를 체험했느니 무엇을 보았느니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내 마음하나 다스리지 못한다면 말이다.

이기심이 이타심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자비심이 깊어지지 않는다면 기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수행를 많이 했고 안 했고를 알려면

그 사람이 얼마나 자비로운가를 보면 알 수 있다 하지 않는가.

 

사부님이 그러셨지.

"나는 지나가다가 개(犬)가 날 보고 짖으면

아, 나에게 아직 살생의 마음이 남아 있구나. 하고 참회를 한단다.

개가 날 보고 공부가 덜 되었다고 나무라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그래서 오늘은 나도 한 번 시험을 해보았다.

언니네집 갔다 오는데 엄청 큰 犬이 길가운데 서 있는거다.

무서워서 피하려다가

'에라, 모르겠다. 다라니를 하면서 지나가보자' 하면서

열심히 다라니를 외며 걸어가니

犬公께서 아예 날 쳐다보지도 않아서 무사히 지나왔다.

 

ㅎㅎ 이것도 수행에 속하기나 하는건가?


아?든 내게 살아계신 부처님으로 오셔서

감동스런 라이브 법문을 해주신 그 보살님께 감사를 드린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_()()()_

 

< 옮겨온 글 >

출처 : 무소유 법정스님
글쓴이 : 하얀연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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