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글모음

[스크랩] 스스로 행하라

병노 2010. 4. 22. 18:39




        
        스스로 행하라  
        화엄경의 보살명난품菩薩明難品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듣는 것만으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 수 없다. 
        행하는 것, 
        그것이 도를 구하는, 
        진리를 구하는 진실한 모습이다.' 
        듣는 것만으로 이룰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들었다. 
        이 절 저 절을 다니면서, 
        또는 이 교회 저 교회 저 성당을 기웃거리면서 많은 것을 들었다. 
        그러나 그걸 갖고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듣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신문이나 잡지 보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문사수聞思修, 들을 '문', 생각 '사', 닦을 '수', 
        들었으면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자기 것을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라는 것은 자기를 여과시키라는 뜻이다. 
        자신의 체로 걸러 받음이다. 
        그리고 나서 행하라는 것이다. 
        그것을 일상에 옮기라는 것이다. 
        같은 경전에 또 이런 비유가 있다. 
        '맛있는 것을 보고서 
        먹지 않고 굶주리는 사람이 있듯이 
        듣기만 하는 사람들도 그와 같다. 
        온갖 약과 치료법을 잘 알고 있는 의사도 병에 걸려 낫지 못하듯이 
        듣기만 하는 사람들도 그와 같다.' 
        보라. 의사도 병에 걸려 죽지 않는가. 
        '가난한 사람이 밤낮없이 남의 돈을 세어도 
        자신은 한 푼도 차지할 수 없듯이 듣기만 하는 사람들도 그와 같다.' 
        이것은 하나의 비유이지만, 
        옛날 인도에서는 
        부자들이 아마 가난한 사람을 시켜서 돈을 세게 한 모양이다. 
        돈을 세봤자 거기서 팁이나 일당이나 받았지, 
        실제적인 자기 것은 없다는 말이다. 
        듣는 것만으로는 부처의 가르침을 알 수 없다.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스스로 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도를 구하는 진실한 모습이다. 
        
출처 : 생활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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