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
글/손처사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었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세상만사가 춘몽 중에 또 다시 꿈 같구나
부귀와 영화를 누릴지라도
봄동산 위에 꿈과같고
백년장수를 할지라도 아침에 안개구나
담소화락에 엄벙덤벙 주색잡기에 침몰하여
세상만사를 잊었으니 희망이 족할까
슬프고 슬프도다
하루살이 인생과 같은 육신의 세계
젊음이 있을 때는
이 젊음의 시간이 언제까지나 함께 할 줄 알았는데
칠십나이 못 넘기어 흰머리가 솟아나니
슬프고 애닯도다
한창 꽃필 청춘들아
젊음이 있다고 노인네를 깔보고 멸시하지 마라
덧없이 가는 세월 그 누가 붙잡을 수 있으랴
어제의 청춘이 오늘은 늙음인 것을
어제는 손녀가 되어
할매 품에 안겨 자장가를 들었는데
오늘은 할매가 되어
손녀를 안고 자장가를 불러주니
아- 슬프도다 육신의 세계여
부평같은 이 세상에
초로와 같은 우리 인생 물위의 거품이요
물위에 떠도는 부평초라
칠팔십을 살더라도 일장춘몽이요
백살을 살아도 꿈과 같은 인생이로다
이내 몸은 늙어지면 다시 젊기 어려우니
몸에 칼을 대고 톱으로 썰어
성형을 하고 꾸민들 무엇하며
가슴에 뽕을 넣은 들 그 누가 알아주랴
꽃같이 곱든 얼굴
하룻밤에 검버섯이 군데 군데 피어나니
옥같이 하얀 살이 고목이 되어지는구나
좋은 샴푸 써가며 곱게 곱게 꾸미고 기른 머리
세월의 바람에 휘날리니
윤기나던 머릿결이 퍼석퍼석해지고 엉키고 설켜
아무리 다듬은 들 소용이 없구나
아 슬프도다 슬프도다
마귀할멈 따로 있나
이내 몸이 마귀할멈 되어가는 것을
샛별같이 빛나던 눈은 어느 새 장님이 되어가고
거울같이 밝은 귀는 절벽강산 되어가니
자꾸만 굽어지던 이놈의 허리는
어느 새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가는구나
세상의 허무함에 눈에는 눈물이
코에는 콧물이 흘러내리니
내 몸이라 하지만 내 몸이 아니구나
늙을수록 서러움은 많아
분한 말은 다 할 수가 없고
조그만 소리에도 분하고 서럽다고 눈물만 짓는구나
아이구 답답하고 서러운지고
아무리 예쁜 꽃이라도 늙어지면
날아오던 나비도 돌아가 버리고
나무라도 늙어지고 병이 들면
눈 먼 새도 아니 온다더니
창 밖을 내다보며
행여나 오는 손님 있나 기다려 보지만
개미새끼 하나 보이지 않는구나
아- 서러운지고, 이내 육신이여
비단 옷도 헤어지고 낡으면
물걸레로 돌아가고
좋은 음식 쉬어지면 음식물 쓰레기에 버려지니
에고 답답 설운지고
젊음과 권력이 있을 때는
죽자 살자 하던 그 많던 친구와 권속들이
늙어지니 유수같이 흩어지니
나오는 건 허회탄식 한 숨 소리뿐이로다
세상사를 굽어보니 만사도시 꿈 속이라
어젯 날 청춘 때에는
맥주 한잔 걸치고
노래방 가서 노래 한곡 뽑고
나이트에서 흔들어 되니
인생의 살맛은 이 맛이라고 내일을 몰랐노라
천만년을 살 줄 알고
걱정없이 지내다가
오늘날 생각하니 세상일이 가소롭기만 하다
살아생전 애착하던 사대육신의 삶이 이러하니
젊은이들이여
젊었을 때 덕을 쌓고 수행을 하여
나고 늙는 죽음의 그늘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소
※=※
인간은 흙과 물과 불과 바람으로 이루어진 몸을
자신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의 죽음 뒤엔
뼈는 흙으로 돌아가고
피는 물로 돌아가며
따뜻한 온기는 불로 돌아가며
코를 통하여 호흡하던 숨은 바람으로 돌아가니
내 것이 아닌 줄을 그때서야 알게 된다
젊었을 때는 특히 육체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며 나의 영혼이다
영적 생명의 실제에 대한 신앙은
자신의 외적 모습에 충실하기 보담
내면에 주의를 기울여
자신의 감정이나 사상을 점검하기에 노력하며
자신의 생활을
고상한 영적 요구에 부합하도록
즉 자유롭고 올바르며
자비의 사랑이 넘치는 것으로 만들려 노력하고
또 실천을 통해서
자신의 생활을 선의 모든 목적에 부합하도록 노력한다
이런 사람의 삶은 곧 빛의 삶이며
흔히들 이야기하는 신의 영역에 소속된 삶이라
나고 늙고 죽음의 고통을 받지 않는다
숙명론이나 역사적인 이야기를 들추어내며
우연의 연속이라 할 지 모르지만
하나의 섭리는
내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육체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분야로 눈을 돌려
내면의 아름다움을 구성할 수 있다면
늙음도 두렵지 않으며
죽음도 새로운 싹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나고 늙고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난 생활과
시시각각 다가오는 늙음과 죽음을 의식하는 생활 사이에서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음을 분명알고
외적인 아름다움보담은
내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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