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무는 길목에서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 본다.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과연 나 자신답게 살아 왔는지를 묻는다. 잘 산 한 해였노라고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많은 이웃들로부터 입은 은혜에 대해 나는 얼마만큼 보답을 했는지 되돌아 보면 적잖은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나는 서 있을 때는 서 있고, 걸을 때는 걷고, 앉아 있을 때는 앉아 있고, 음식을 먹을 때는 그저 먹는답니다."
"그건 우리도 하는데요."라고 질문자가 대꾸하자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아니지요, 당신들은 앉아 있을 때는 벌써 서 있고, 서 있을 때는 벌써 걸어갑니다. 걸어갈 때는 이미 목적지에 가 있고요."
오늘의 성급하고 조급해하는 과속 문화의 병폐를 드러낸 이야기다.
둘째, 내가 지니고 있는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는 일에 보다 적극성을 띠려고 한다. 내가 한때 맡아 가지고 있는 것들을 새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원천적으로 내 것이란 없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이 몸도 내 것이 아닌데 그 밖의 것이야 더 말할 게 있겠는가.
명심하고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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