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글모음

[스크랩] 7월은 연꽃이 피는 계절.

병노 2010. 7. 12. 09:52

 


7월은 연꽃이 피는 계절. 엊그제 전주 덕진공원에 가서 연꽃을 보고 왔다. 해마다 7월 중순이면 마음먹고 덕진에 가서 한나절 연못가를 어정거리면서 연꽃과 놀다가 오는 것이 내게는 연중 행사처럼되어있다. 장마철이라 그날은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다른 구경꾼도 없었다. 우산을 받쳐들고 연못을 가로지른 다리 위에서 연꽃만이 지닌 신비스런 향기를 들으면서 (맡는다는 표현은 좀 동물적이니까) 연잎에 구르는 빗방울을 한참 지켜 보았다. 줄기차게 내리는 빗방울도 연잎에서는 겨우 좁쌀알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았다.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함께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크리스탈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없이 쏟아버리는데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이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이런 광경을 무심히 지켜 보면서, 아하 연잎은 자신의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구나 하고 그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연꽃을 제대로 보고 그 신비스런 향기를 들으려면 이슬이 걷히기전 이른 아침이어야 한다 산에는 꽃이 피네에서

 

출처 : 생활불교
글쓴이 : 하얀 마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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