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글모음

[스크랩] 무소유

병노 2010. 3. 27. 17:03




        
        무소유 
        내가 아마도 욕심이 많기 때문에 무소유를 그렇게 강조하게 된 듯하다. 
        내가 늘 가만히 반성해 본다. 지금도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 
        오두막 살림에서 보면 다기도 한두 벌이면 될 텐데 서너 벌 있고, 또 생활 도구도 이것저것 가진 게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나 스스로 무소유를 주장하는 것이다. 
        소유란 이런 것이다. 
        우리가 소유한 것만큼 편리한 것도 있지만 소유로부터 소유를 당하는 측면이 있다. 
        부자유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애지중지 아끼던 것이 파손됐거나 또는 잃어 버렸을 때 정신적인 상처도 뒤따른다. 
        가진 것만큼 집착이 커지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갖지 않아도 좋은 것은 갖지 말아야 한다. 
        갖지 않아도 좋을 것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 
        또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 의식이 그만큼 분산되고, 사람이 단순해지지 못하고, 더 불순해지는 것이다.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가진 것이 적어야 한다. 
        가진 것이 적어야 마음이 편하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 하지 않는가. 
        아무 것도 없이 이 세상에 와서, 아무 것도 없이 떠날 뿐이다. 
        모든 것은 잠시 맡아 가지고 있는 것일 뿐이다. 
        잘 쓰기 위해서 맡아 가지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선하게 쓸 수 있으면 좋다. 
        그러나 잘 쓰지도 않고 묵혀 두는 건 죄악이다. 
        왜냐하면 남이 가질 몫까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될 수 있으면 가진 것이 적어야 마음이 홀가분하다. 
        내가 무소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도 내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 
        다시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넘치는 세상일수록 가난의 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주어진 가난이 아니라 선택한 가난을 실천해야 한다. 
        성서에도 있듯이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고 했다. 
        가난에서 오는 복이라는 개념이 요즘은 거의 잊혀져 가고 있다. 
        사람을 이루고 있는 가장 밝은 요소가 복이다. 
        
출처 : 생활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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