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물은 멈추지 않고 늘 흐른다.
겨울은
우리 모두를 뿌리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
시끄럽고 소란스럽던
날들을 잠재우고 침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절,
그동안 걸쳤던
얼마쯤의 허세와 위선의 탈을
벗어버리고 자신의 분수와
속 얼굴을 들여다보는 계절이다,
이제는 침묵에 귀를
귀울일 때이다,
소리에 찌든
우리들의 의식을
소리의 뒤안길을
거닐게 함으로써
오염에서 헤어나게 해야 한다,
저 수목들의 빈 가지처럼,
허공에 귀를 열어 소리없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겨울의 빈 들녘처럼
우리들의 의식을 텅 비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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