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글모음

[스크랩]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병노 2010. 3. 19. 11:00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사랑에 침묵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마침내 빈 껍데기로 쳐지고 말 것이다 사랑은 침묵 속에서 여물어간다 그 대상이 가까이 있건 멀리 있건 간에 침묵 속에 떠오르는 그 모습을 기억하라 침묵은 세월의 체다 침묵 속에서 걸러지고 남은 알맹이만이 진짜다 한때 들뜬 마음으로 좋아했던 사람이나 물건도 세월이 저 침묵의 세월이 흐르고 나면 알맹이와 껍질이 저절로 가려진다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말이 필요치 않다 눈빛만 보아도 그 마음을 알아차린다 침묵 속에서 마주 바라보고 서로 귀 기울이고, 함께 느끼면서 존재의 잔잔한 기쁨을 나눈다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마음에 따로 담아 두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마음은 비어 있어야 한다 텅 비워야 그 안에서 울리는 메아리를 함께 들을 수 있다 마음은 차곡차곡 채우는 것이 아니라 텅텅 비워야 한다 나무본래자성불 본사(本師)합장
출처 : 생활불교
글쓴이 : 본사(本師)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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