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스크랩] 일기일회(一期一會)

병노 2009. 11. 23. 15:44

책 정보

책 소개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길을 제시해 온 법정 스님의 법문을 최초로 책으로 엮었다. 계절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귀 기울였던 법문들은 사상과 가치관을 떠나, 사람들이 던지는 마음 속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어 주었다. 또, 청빈한 생활의 실천가이자 자유로인 정신의 표상인 법정 스님의 말씀은 외롭고 쓸쓸한 현대인들에게 다정한 위로와 정신적 의지가 되어왔다.
형식과 절차보다 그 본연의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법정 스님은 이 책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한다고 독자들을 일깨운다.
오래될수록 편안한 벗처럼 늘 곁에 두고 있다가, 언제든 다시 꺼내 보고 싶은 법문집 <일기일회>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생길 때마다 펼쳐 들고 법정 스님과 깊은 내면의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 소개 
법정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하다가 대학 재학 중 진리의 길을 찾아 나선다. 1954년 오대산의 절을 향해 떠났지만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막히자 서울로 올라와 선학원에서 당대의 선승 효봉 스님을 만나 대화를 나눈 뒤 그 자리에서 삭발하고 출가했다. 다음 날 통영 미래사로 내려가 행자 생활을 했으며, 사미계를 받은 후 지리산 쌍계사 탑전으로 가서 스승을 모시고 정진했다. 그 후 해인사 선원과 강원에서 수행자의 기초를 다지다가 28세 되던 해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받는다. 서울 봉은사에서 운허 스님과 더불어 불교 경전 번역 일을 하던 중 함석헌, 장준하, 김동길 등과 함께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1975년 본래의 수행승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상에 명성이 알려지자 1992년, 다시 출가하는 마음으로 불일암을 떠나 제자들에게조차 거처를 알리지 않고 강원도 산골 오두막, 문명의 도구가 없는 곳에서 혼자 살아왔다. 대표 산문집 「무소유」는 그 단어가 단순히 국어사전에 있는 사전적 개념을 넘어 ‘무소유 정신’이라는 의미로 현대인의 마음에 자리 잡았다. 「서 있는 사람들」「물소리 바람소리」「산방한담」「홀로 사는 즐거움」「아름다운 마무리」등의 산문집과 명상집 「산에는 꽃이 피네」는 오랜 세월 변함없이 사람들의 영혼을 적시고 있다.

책 표지 글
이 꽃과 잎과 새들은 어디서 오는가.
이 나무와 공기와 구름은 어느 곳에서 오는가.
별과 모래와 행성들은 그리고 우리는 어디서 오는가.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이들에게 삶의 길을 제시하는 법정 스님의 법문

우리들 마음 그대로가 법문이다. 우주 자체가 법문을 들려주고 있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살피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

삶을 소유물로 여기기 때문에 우리는 소멸을 두려워한다.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순간 속에서 살고 순간 속에서 죽으라.
자기답게 살고 자기답게 죽으라.

삶 자체가 되어 살아가는 일, 그것이 불행과 행복을 피하는 길이다.
오늘 핀 꽃은 어제 핀 꽃이 아니다. 오늘의 나는 새로운 나이다.
과거의 좁은 방에서 나와, 내일이면 이 세상에 없을 것처럼 살라.

진정 순례자나 여행자처럼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그날그날 감사하면서 삶을 산다.
집이든 물건이든,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순례자처럼 살아야 한다.



차례/내용

차례
- 법정 스님의 법문을 책으로 펴내며

자신과 진리에 의지해 꽃을 피우라_ 2009년 4월 19일 봄 정기법회
법문 자리에 돈 얘기 들이지 말라_ 2009년 2월 9일 겨울안거 결제
추울 때는 추위가 되고 더울 때는 더위가 되라_ 2008년 11월 12일 겨울안거 결제
일기일회(一期一會)_ 2008년 10월 19일 가을 정기법회
중노릇하면서 빚만 많이 졌다_ 2008년 8월 15일 여름안거 해제
홀로 우뚝 자기 자리에 앉으라_ 2008년 5월 24일 여름안거 결제
하루 낮 하루 밤에 만 번 죽고 만 번 산다_ 2008년 5월 12일 부처님오신날
한 생각이 집을 짓고 한 생각이 집을 허문다_ 2008년 5월 4일 설법전 점안식
생명 자체가 하나의 기적_ 2008년 4월 20일 봄 정기법회
승복 입은 도둑들_ 2007년 10월 21일 가을 정기법회
이곳까지 몇 걸음에 왔는가_ 2007년 5월 31일 여름안거 결제
불타는 집에서 빨리 나오라_ 2007년 5월 24일 부처님오신날
접속하지 말고 접촉하라_ 2007년 4월 15일 봄 정기법회
지금 있는 바로 그 자리_ 2007년 3월 4일 겨울안거 해제
도량의 수호신들에게 드리는 기도_ 2006년 12월 10일 길상사 창건 9주년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린 다음에 먹는다_ 2006년 10월 15일 가을 정기법회
부처님 오신 날이 아니라 부처님 오시는 날_ 2006년 5월 5일 부처님오신날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않으면 매화 향기 어찌 얻으랴_ 2006년 2월 12일 겨울안거 해제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이 되라_ 2005년 12월 11일 길상사 창건 8주년
자기를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잊어버림이다_ 2005년 11월 15일 겨울안거 결제
수행자는 늙지 않는다 - 운문 도량에 와서_ 2005년 10월 20일 운문사 초청법회
직선으로 가지 말고 곡선으로 돌아가라_ 2005년 10월 16일 가을 정기법회
날마다 좋은 날_ 2005년 8월 19일 여름안거 해제
‘너’는 ‘나’의 동의어반복_ 2005년 5월 22일 여름안거 결제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위해 왔는가_ 2005년 5월 15일 부처님오신날
비바람에 허물어지지 않는 집을 세우라_ 2005년 5월 8일 지장전 낙성식
부처님께 용돈 20만 원_ 2005년 4월 17일 봄 정기법회
물속의 물고기가 목마르다 한다_ 2005년 2월 23일 겨울안거 해제
문 없는 문의 빗장_ 2004년 11월 26일 겨울안거 결제
용서는 가장 큰 수행_ 2004년 10월 17일 가을 정기법회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_ 2004년 8월 30일 여름안거 해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는 친절_ 2004년 6월 2일 여름안거 결제
자신을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_ 2004년 5월 26일 부처님오신날
우리가 누군가를 용서하면 신도 우리를 용서한다_ 2004년 4월 18일 봄 정기법회
노파가 암자를 불태우다_ 2004년 2월 5일 겨울안거 해제
중생이 앓으면 나도 앓는다_ 2003년 12월 21일 길상사 창건 6주년
언젠가 세상에 없을 그대에게_ 2003년 11월 8일 겨울안거 결제
자기로부터의 자유_ 2003년 10월 19일 가을 정기법회
문명은 서서히 퍼지는 독_ 2003년 10월 4일 대구 맑고향기롭게 초청 특별강연
영혼의 밭을 가는 사람_ 2003년 9월 27일 광주 맑고향기롭게 초청 특별강연
마음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_ 2003년 6월 15일 6월 정기법회
지금 이 자리에서 생사가 벌어지고 있다_ 2003년 5월 15일 여름안거 결제
부분적인 자기에서 전체적인 자기로_ 2003년 5월 8일 부처님오신날
본문내용
살아 있는 화두를 지녀야 합니다. 죽은 화두를 지니고 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이미 관념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살아 있는 화두가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그 상황에서는 살아 있는 화두의 역할을 했지만, 이 시대에 와서 우리가 그것을 관념화시키면 살아 있는 화두가 될 수 없습니다. 생명력을 잃어버립니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화두는 어디에 있는가? 진짜 살아 있는 화두는 사거리나 동네 길목 또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늘 있는 것입니다. 다른 곳에서 찾기 때문에 삶의 절실한 명제인 화두를 놓치는 것입니다. 순간순간 깨어 있는 사람은 바로 그때 그 자리에서 삶의 문제이자 과제인 화두와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살아 있는 화두입니다. (178쪽)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 한 사람 한 사람 마주 바라보면서 묻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 그립습니다. 진정 좋은 법회라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주고받아야 합니다.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뜻있는 만남과 모임은 좋은 말을 많이 늘어놓는 데 있지 않습니다. 침묵 속에서 마주 바라보고, 서로 귀 기울이고, 같이 느끼면서 존재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343쪽)

내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그 시간을 무가치한 것, 헛된 것, 무의미한 것에 쓰는 것은 남아 있는 시간들에 대한 모독이다. 또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것을 위해 써야겠다고 순간순간 마음먹게 된다. 이것은 나뿐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309쪽)
 
출처 : 신아
글쓴이 : 노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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