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노을
내 신체 모든 기능이 노화하면서
잘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아버지의 권위 인정받고 과시하던
과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어린 손자들도 할머니만 찾는다.
자칫 잘못하면
아내에게도 천덕꾸러기가 되기 쉽고
자연히 갈 곳 없고 찾는 사람도 없는
외롭고 쓸쓸한 늙은이가 되기 쉽다.
지금까지 끈질기게 살아온 인생
아직도 연장전 20년 정도가 남았단다
성공하려고 발버둥 칠 필요 없고
실패한들 안간힘으로 버틸 필요도 없는
가장 자유스러운 시간이 아니던가?
절망하는 사람에겐 끝장이지만
어쩌면 새로운 출발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의무도 부담도 없는 24시간
세월이 지겹다 넉두리하며
시간만 죽이기엔 너무나 지루하지 않은가?
모두가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인데
가뜩이나 모자라는 돈만 축내지 말고
그동안 제일 하고 싶은 것에서 부터
생산거리, 즐길거리를 찾아야 한다.
석촌호수 벤취를 한번 바라보라.
온종일 바둑판과 싸우는 그 모습이
삶의 여유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남은 삶의 터전이 바둑판이란 말인가?
남아 있는 우리의 삶, 나의 인생
어떻게 함이 멋지고 아름답게 살며
사랑받는 남편, 존경받는 할아버지로
살아가는 삶의 길일까?
-받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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