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해
법정스님
'나는 당신을 죽도록 사랑합니다"라는 말의 정체는
'나는 당신을 죽도록 오해합니다"일지도 모른다.
누가 나를 추켜세운다고 해서
우쭐댈 것도 없고,
헐뜯는다고 해서 화를 낼 일도 못 된다.
그건 모두가 한쪽만을 보고 성급하게 판단한
오해이기 때문이다.
오해란 이해 이전의 상태가 아닌가.
문제는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다.
실상은 말 밖에 있는 것이고
진리는 누가 뭐라 하든 흔들리지 않는다.
온전한 이해는 그 어떤 관념에서가 아니라
지혜의 눈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 이전에는 모두가 오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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