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여행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일이기보다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데 그 일차적인 의미가 있다.
가끔은 자기가 살던 곳을 떠나 볼 일이다.
떠나보면
내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다.
새삼스럽게 자기 존재의 무게를 헤아릴 수가 있다.
떠나는 것을
불교적인 용어로 출가出家 또는 출진出塵이라고 한다.
출가는 집에서 나온다는 뜻이고,
출진은 티끌에서 벗어난다는 것,
곧 욕심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어디로 떠나는가.
속박의 굴레에서 떠나고,
무뎌진 타성의 늪에서 떠나고,
집착하는 마음으로부터 떠난다.
이것이 출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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